"격추할 뻔" 최전방 美 무인기에 주민 대패 소동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전 06:18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군 당국이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군 무인기를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격추 태세까지 갖추는 소동이 벌어졌다. 비행계획을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연합훈련을 위해 온 미군 전력을 공격하는 대형 사고로 번질 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한국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경고 안내판이 해당 지역 일대가 드론 비행금지 구역임을 알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한국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경고 안내판이 해당 지역 일대가 드론 비행금지 구역임을 알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0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인 KMEP에 참여 중인 미 해병대는 이날 오후 경기 파주 전방 지역에서 고정익 정찰 무인기를 활용한 훈련을 진행했다.

문제는 우리 군 당국이 사전에 비행계획을 알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우리 군 전방 부대는 열상감시장비와 레이더 등 감시 장비로 해당 무인기를 미확인 비행체로 포착했다. 휴전선 인근에서 무인기를 띄우려면 육군지상작전사령부나 공군작전사령부에 비행계획을 미리 통보하고 승인받아야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절차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무인기를 포착하고도 아군인지 적군인지 판단하지 못한 육군지상작전사령부는 결국 해당 무인기를 공중 위협으로 규정하고 방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했다. 두루미는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비한 작전수행체계로, 발령 즉시 방공포 등 인근 방공 전력이 총동원돼 언제든 격추에 나설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러나 군 당국은 추적 감시 도중 무인기의 형태와 비행경로가 북한 무인기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고, 착륙 지점까지 추적한 끝에 미 해병대 소속 무인기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비행계획이 미리 공유되지 않은 경위에 대해서는 한미 간 설명이 엇갈린다. 주한미군 측은 연합훈련에 참가한 해당 무인기의 비행계획을 한국군에 미리 공유했다는 입장이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미 군 당국 간 정보공유 체계에 허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당국은 현재 미군의 비행계획 통보와 승인까지 전 과정을 재점검하면서 전파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접경지역에서는 미확인 무인기가 포착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주민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민간인출입통제선 인근 마을의 이장들에게는 무인기 식별 소식과 함께 주민 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군 당국이 해당 무인기가 북한이 아닌 미 해병대 소속이라고 공식 확인한 것은 그로부터 약 1시간이 지난 뒤였다.

군 관계자는 “현재 미 해병대 무인기의 비행계획 전달 과정 전반에 관해 확인하고 있고 확인되는 대로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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